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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여행 8일차 - 집으로

아침에 퀘벡 침례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퀘벡시에서 유일하게 아침 영어 예배가 있는 교회이다. 지난 주일에는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예배에 참석한 터라 졸음과 싸우며 설교를 들었는데 오늘은 맑은 정신으로 참여했다. 두번째 방문이라 그런지, 아니면 여행의 시작과 끝의 시점 차이 때문인지 왠지 편안하고 익숙했다. 성찬식도 있었다. 지난 여름 허리를 다쳐 고생하는 중에 성찬을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여행 끝날에 성찬을 대하니 지난 여름부터의 긴 여행이 끝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교회가 있는 위치를 살펴보니 어제 그 길을 잃었었던 주차장과 같은 도로상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 여기가 거기였구나! 도시를 떠날 때가 되니 길이 조금씩 보인다. 그 주차장에 다시 차를 세우고 한 ..

40주년 여행 7일차 - 퀘벡으로

그랑폴스(Grand Falls)의 특이한 바위와 폭포를 둘러보고 퀘벡으로 향다. 뉴브론즈윅의 마지막 큰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에드먼스턴(Edmundston)에 들려 주유를 했다. 주요소에서 멀리 미국과의 국경이 보인다. 그 너머는 미국의 메인(MAINE) 주이다. 캐나다를 여행하다보면 지도에 미국과 한 동네 같이 도로가 표기되어 있을 때가 많다. 국경인 줄 모르고 다른 길을 택해서 가보려고 했다가 여권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미국 국경이 가깝다. 사람들은 기름을 넣거나 간단한 장을 보기 위해서 또는 커피 한 잔과 산책을 하기 위해서 국경을 건너 갔다 오기도 한다. 이렇듯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은 일반적인 국경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예전에는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만으로 국경을..

40주년 여행 6일차 - 핼리팍스

어제 저녁에 핼리팍스에 도착하여 야경을 보았다. 적절한 시간에 도착한 듯 하다. 초행 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아침에 워터프런트를 산책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지나 국립사적지가 보이는 곳까지 걸었다. 금요일이여서 그런지 마켓에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곳에서 한국 음식을 하는 푸드 트럭을 발견했다.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던 떡볶기가 있었다. 반가웠다. 부부가 여행을 하면서 보통 무엇을 먹으면서 다니는지 사람들이 묻는다. 우리는 먹는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로드 트립을 하다보면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아침에 출발하면서 커피와 간단한 샌드위치 정도를 먹으면 그 다음엔 하루 종일 되는대로 먹으면서 지난다. 항공기를 타지 않는 여행에서는 집에서 ..

40주년 여행 5일차 - PEI (Prince Edward Island)

어제 밤 머문 쉐디악(Shediac) 입구에 있는 바닷가재 동상(세게 최대)에서 사진을 찍고 PEI로 향한다.빨간 머리 앤의 이야기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다. 이곳은 캐나다의 또 다른 주이고, 우리는 어제 퀘벡에서 뉴브런즈윅으로, 오늘은 PEI로 넘어가며 여러 주를 지나고 있다.삼년전 토론토부터 몬트리올까지 차를 몰고 오면서, 퀘벡주에 들어오는 순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도로 표지판이 온통 불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같은 캐나다인데 왜 영어 표기가 없는지 투덜거렸던 것과 몬트리올에서 운전할 때 긴장했었던 생각이 난다. 반면 이번 퀘벡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해서인지 빨리 적응이 되었다. 불어에 적응하다 보니 잘 정돈된 마을과 집들이 보인다. 퀘벡은 도로와 환경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한 듯..

40주년 여행 4일차 - 페르세

전날 페르세(Perce)에 도착하여 그 유명한 페르세 락(Rock)을 가까이서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 바위를 보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페르세 마을도 작지만 아름다웠다. 우리는 이곳에서 전망 좋은 숙소에 묵었다. 방에서 마을과 바다와 페르세 락이 보이는 곳이다.아내와 로드 트립을 할 때 대부분 싼 숙소를 찾아 다닌다. 물론 경비 절약이 가장 큰 이유이다. 도로 여행 중에 잠만 자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도, 결혼기념일 여행이긴 하지만, 대부분 숙소들을 저렴한 곳을 잡았다. 다만 오늘 페르세에서만은 일부러 좋은 숙소를 찾아 예약했다. 이번 일정 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조금 일찍 도착해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가끔은 로드 트립이 아닌 경치..

40주년 여행 3일차 - 가스페 반도

리무스키(Rimouski)를 떠나 가스페 반도의 해안길을 따라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등대가 있는 반도의 끝으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구름인지 안개인지 바다와 땅에 걸쳐있다. 이 지역에 흔한 현상인 듯 하다. 가다보니 신기하게도 마을이 나타날 때마다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비친다. 우연일까? 아니면 해가 드는 지형에 자연스레 마을이 생겨난 것일까?선교사가 되고, 어떤 상황이든 어떤 환경이든 가족이 함께 움직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그 여정은 마치 안개가 가득 낀 길을 가는 것과 같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 길에도 안개가 걷히고 해가 비치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것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 특별히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들이었다.오늘 아내는 생전 처음 대서양을 보았다. 삼십대에는 나 혼자 외국에 다..

40 주년 여행 2일차 - 세인트 로렌스 강

첫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약간의 늦잠을 자고 퀘벡시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다 리무스키(Rimouski)로 출발했다. 세인트 로렌스 강을 따라 가다 보니 중간 중간에 이쁜 건물들과 마을이 나타난다. 로드 트립은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이 다르다. 우리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도로가 아닌 강변을 따라 천천히 가는 길을 택했다.종종 가장 일반적인 길이 아닌 특별한 길들을 찾다가 길을 잘못들거나 지나칠 때가 있다. 오래 전에는 지도를 머리에 외우고 운전을 했는데 요즘엔 네비게이션 지도가 있어서 편해졌다. 반면에 실수는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잘못 가도 다시 안내해줄 것이라는 생각때문일지도 모른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내용을 가지고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도 있다. 운전자가 아닌 사람도 ..

40주년 여행 1일차 - 퀘벡 시티

밴쿠버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퀘벡시에 내렸다.잠을 잘 자기는 어려웠지만 찬양을 들으며 눈을 감고 쉬었다.올해 상반기 육개월간 그 동안 써두었던 글들로 40곡의 가사를 썼다.그 가사들을 들으며 지난 시간들을 생각했다.올해는 다른 해들보다 여행을 많이 했다.딸의 결혼식으로 한국을 다녀오고사돈 가족들과의 여행을 포함 록키 산맥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가까운 지인 부부와 워싱턴주 밀밭에도 갔었다.그리고 이 가을에 우리 부부의 결혼 사십주년을 맞아 여행을 떠난다.올해는 자연스럽게 사역을 내려놓고 개인을 정비하는 시간을 주시는 것 같다.밴쿠버 공항까지 가까운 친구 부부가 데려다 주고 떡도 챙겨주었다. 그 떡으로 그날 저녁과 다음날 새벽까지 끼니를 든든히 채웠다."무엇을 먹을까"를 염려하지 말라하신 주님의 말씀을..

새로운 여정

2025년의 마지막 원주민 선교 일정을 마쳤을 때, 동생은 이 땅을 떠나 주님 품에 안겼다. 세 번의 선교 여정 내내 동생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가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동생은 내가 그 여정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하나님의 시간은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한국에서 동생의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와 시간을 보낸 후 돌아왔을때, 사역하던 교회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내가 리더로 있던 영어 예배를 없애기로 결정이 되었고, 선교부에도 변화가 암시되었다. 교회의 필요에 의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은 기간 영어 예배를 잘 마쳤다. 마지막 예배때 성도들을 서로 부등켜 앉고 눈물을 흘렸다. 교회의 리더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아직도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사람의 실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