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일상의 풍경

재미있는 사람

Pilgrim0913 2024. 1. 25. 17:23

어떤 사람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재미있는 사람'은 웃기거나 재미있게 해주는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의 기준에서 재미있는 사람이란 만났을 때 신나게 얘기하는 사람 또는 상대방이 신나게 얘기하도록 해주는 사람이다. 일 때문에 만난다면 일얘기만 하면 되고, 특별히 재미있을 필요도 없다. 할 얘기가 끝나면 헤어지면 된다. 그런데 딱히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얼굴 한 번 봐야 해서 만날 때는 기본적인 일이나 안부에 대해 나눈 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된다. 이럴때 재미있는 사람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을지라도 신나게 대화했다는 느낌을 남긴다. 반면, 재미없는 사람을 만나면 아무 얘기나 신나게 하게 되지 않는다. 보통 '재미없는 사람'은 본인의 필요나 관심 거리가 아니면 빨리 집에 가고 싶어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얘기하는 재미가 없고, 당연히 듣는 재미도 없다. 여럿이 만나는 자리에 재미없는 사람이 있다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할 때, 자기 성향만이 아닌 상대방의 성향에도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그 사람과 신나서 대화를 하겠는가? 어쩌면 관계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경험으로 재미없는 사람은 만날 때마다 재미가 없고, 재미있는 사람은 만나면 늘 재미가 있다. 물론 이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품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또 그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에 대한 얘기는 더욱 아니다. 다만, 그리스도인이나, 그 중 나와 같은 목사들 조차도 일이나 사역이 아니면 인간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서 혹 재미없는 사람들이 되지는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고 싶다.

'풍경 > 일상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회를 하지 않았던 이유  (1) 2024.01.26
여행가로서의 꿈  (0) 2024.01.26
아줌마들의 음주문화  (2) 2023.09.13
봉사는 기쁜 것만은 아니다.  (0) 2023.09.13
불 가운데 있을 때  (0) 2023.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