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예수님이 중요합니다

일상의 영성 - '넉넉히 이김'

Pilgrim0913 2025. 6. 20. 06:16

로마서 8장 37절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오늘 말씀에서 “넉넉히 이긴다”는 말은,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따라 사는 삶 속에서 어떤 상황도 그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선포하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넉넉히 이긴다"는 것은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의 승리가, 그분 안에 있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복음적 확신입니다. "넉넉히 이긴다"는 것은 단순히 "이긴다"는 뜻을 넘어서 "압도적으로 이긴다", "완전히 이긴다", "승리를 넘치게 거둔다"는 의미인데. 이 단어는 신약 전체에서 이 구절에서만 사용될 만큼 특별한 강조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넉넉히 이긴다"는 것이 상황이 편해지고 문제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도 바울은 바로 앞 구절들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에 닥치는 고난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35절) 그리고 36절에서는 시편 44편을 인용하며 말합니다.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 되며, 도살당할 양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 즉, "넉넉히 이긴다"는 것은 고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고난과 죽음의 한복판에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믿음을 지키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지속하는 승리를 말합니다. 이것은 상황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도 신앙의 본질을 지켜내는 승리입니다. 
복음을 위한 삶에는 왜 이러한 '넉넉히 이기는' 승리가 필요할까 생각해봅니다. 고난 중에도 기쁨을 잃지 않는 삶을 주시고, 사도 바울처럼 감옥 안에서도 찬송할 수 있고(행 16:25), 고난을 그리스도와의 교제라고 여기며(빌 3:10),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영광으로 확신하게 하시는 것(롬 8:17-18). 실패와 낙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믿음이 주어지고, 사람의 반응이나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계속 순종하는, 핍박자에게 복수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으로 대하며(롬 12:19-21) 선으로 악을 이기게 하시는 것. 또한 죽음 앞에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신하며, 생명보다 복음을 더 귀하게 여기며(행 20:24), 죽음조차 패배가 아니라 영광의 관문으로 확신하는, 믿는 자들에게 왜 이러한 삶의 극적인 변화를 주시는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복음이 이 세상의 멸망과 심판을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미 그 일이 시작된 '말세'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그의 영을 부어주신 사람들은 계시록의  두 증인(계 11:3)과 같이 복음의 증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횅 2:20:21). 따라서 복음의 증인들에게는 이 '넉넉히 이기는' 승리가 은혜로 주어집니다. 이는 자기 힘이나 의지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의 평가나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승리가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내적인 평안과 확신이 주는 승리입니다. 그리고 이 승리는 부활 신앙에 기초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나 어떤 실패도 이 승리를 빼앗을 수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