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4장 26절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다음으로 바울은 그리스도의 피로 '새 사람을 입은 자'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분을 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시편 4:4를 인용한 것입니다. "너희는 떨며 범죄하지 말지어다 자리에 누워 심중에 말하고 잠잠할지어다"(시4:4). 신약성경의 기준으로 보면 분노는 동기와 목적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바울은 의로운 분노, 곧 악에 대한 분노는 용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로운 분노는 불의, 부도덕, 불경건, 심지어 다른 사람의 죄까지 미워합니다. 이런 분노가 이기적이지 않고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에 근거해 있다면 그것은 허용될 뿐 아니라 권장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의로운 분노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막 3:5). 그러나 심지어 의로운 분노라고 해도 악한 마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증거는 '해가 지도록 분을 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루가 끝나면 분노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분노가 오래 가면 적의가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은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 17-21).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는 가르침은 곧 분을 오래 품고 있는 것이 죄를 짓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의로운 분노라고 해도 그렇다면 감정적인 화를 품는 것은 얼마다 더 죄를 짓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참으로 마음같지 않는 이 세상에서 하루 안에 풀어버릴 수 있는 분노가 얼마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루 이상 분을 품지 말라고 하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것이 마귀에게 틈을 주는 것이고(엡 4:27), 하나님의 성령을 근심하게 하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엡 4:30). 즉 분을 품고 있으므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상태가 둔해지는 것입니다.
한편, 인간에게 감정적인 분노라는 것은 두려움의 결과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돌봄 아래에서 만이 쉼을 얻을 수 있는 존재로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쉼을 잃어 버림으로 두려워 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인이 자신의 동생인 아벨을 살해한 사건은 그가 분노를 품고 있었던 결과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형제를 미워하는 마음을 품는 것 자체를 살인이라고 말씀합니다. 분노를 품는 것은 소통을 막습니다. 소통이 막힌 관계는 죽은 관계인 것입니다. 분노를 품는 것보다 더 인간 관계의 소통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분노를 오래 품고 있는 것, 다시 말해서 소통이 막힌채로 오래 두는 것에 대하여 금하시는 것입니다. 누군가가와의 소통을 단절시켜 버리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존재를 죽이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 이후에도 분노로 부터 쉽게 자유로워 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만큼 인간의 연약함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연약함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분노를 품고 소통을 끊어버리는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게 됩니다. 분노가 하나님의 용서 앞에서 힘을 잃고, 더 이상 내 마음에 분노를 품고 있지 않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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