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반 엔겐(Charles Van Engen)의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원제: The Missional People)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주제는 '교회'(지역교회와 보편교회 모두)가 단순히 모이는 공동체(place-of-gathering)가 아니라, 흩어져 나아가서 하나님의 선교를 수행하는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교회가 항상 ‘모이는 교회’이면서 동시에 ‘흩어지는 교회’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교회의 역사 속에서 지역 교회가 완전히 흩어져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흩어짐은 대부분 의도적이거나 자발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예상치 못한 그리고 원치 않는 흩어짐으로 인해 더 많은 복음 전파가 일어났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게 됩니다.
올해를 끝으로 제가 섬기던 교회의 영어 예배가 종료됩니다. 매주 드리던 예배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험은 제게 처음입니다. 그래서,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성도들은 스스로의 의도와 상관없이 흩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도움을 나누고, 앞으로의 길을 함께 의논하고 있지만, 솔직히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하나님의 흩으심’을 묵상하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오래전에 들었던 선교지의 한 교회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그 나라는 교회가 핍박을 받는 곳이었고, 그 교회는 개척할 때부터 모든 성도가 선교사로 나가게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특별한 선교 훈련이나 파송 기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처음 모일 때부터 흩어짐을 준비하며,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많은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성도 수는 오십 가정이 되었고, 교회는 그 가정들을 하나씩 그 나라의 여러 지역으로 파송했습니다. 파송이 계속되자 함께 예배드리는 성도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마지막에는 목회자 가정과 한 장로의 가정만 남았습니다. 마지막 예배를 드린 후, 그 두 가정도 각자의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그렇게 그 교회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교회는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나라 곳곳에서 ‘흩어진 교회’가 되어 다시 '모이는 교회'들로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또 그들을 '흩어지는 교회'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교회의 모임'이 하나님의 역사이신 것처럼 '교회의 흩어짐'도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렇기에 성도는 그 상황이 어떠한 것이든지 그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에 순종함은 물론, 그 안에서 하나님의 크신 생각을 만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함께 영어 예배에서 하나님을 예배했던 성도들은 어디에 있든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교회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이루어갈 것이고,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서 다시 함께 기쁨으로 만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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