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8:31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선교 여행에서 돌아왔고, 또 한 번의 사도행전 묵상을 마쳤습니다. 전에 사도행전을 읽으며 받았던 감동들이 새롭고, 약속의 말씀들이 다시 떠오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사도행전은 '담대하고 거침없이'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 '담대하고 거침없는' 모습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담대하게 거침없이”(μετὰ πάσης παρρησίας ἀκωλύτως)는 단지 바울이 복음의 내용을 가르쳤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와 태도, 즉 그가 복음을 어떻게 대하며, 어떤 자세로 세상과 삶을 마주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담대하게”라는 표현은 두려움이나 위축됨 없이 자유롭게 말함을 뜻합니다. 바울은 로마 제국의 수도, 황제 숭배가 지배하는 곳에서 감금 상태로 있으면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복음의 진리를 말할 때, 그는 체제나 권력 앞에서 타협하거나 자기검열을 하지 않았습니다. 즉 '담대하게'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경외하는 모습입니다(갈 1:10).
“거침없이”는 원래 “막히지 않음”, “방해받지 않음”을 뜻합니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바울이 실제로는 가택 연금 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행 28:30).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는 그의 사역을 “거침없다”고 표현합니다. 이는 바울이 외적인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끝까지 성실히 수행했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삶에는 수많은 방해와 고난 - 매 맞음, 투옥, 배고픔, 조롱, 죽음의 위협 -이 있었지만, 바울은 어떤 것도 자신이 받은 부르심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거침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담대하게 거침없이'는 바울이 복음을 인생의 중심 가치로 삼고 살았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이나 위치, 자유의 유무보다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빌 1:12–14). 감금 중에도 그는 사람들을 초대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했고, 정치, 사회, 문화, 종교의 장벽을 넘어,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는 것은 단순한 가르침 이상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바울의 존재 자체가 복음의 메시지였다는 뜻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는 복음을 위해 고난받고, 복음으로 인해 기뻐하며, 복음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즉, 자기 삶 전체를 복음의 증거로 드린 것입니다.
사도행전을 마무리하는 “담대하게 거침없이”라는 말에서 저는 복음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전인격적 자세와 삶의 방향성을 보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위해 살았고 그 삶은 어떠한 억압이나 환경에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 담대함과 거침없음은 단지 그의 성격이 아닙니다. 우리는 회심하기 전 바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이 부르시지 않았다면 그의 담대함과 거침없는 성격은 오히려 그를 파괴하였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과 성령의 능력으로만이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거침없고 담대한' 자들이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에 대한 부르심처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 대한 부르심도 '담대하고 거침없는 복음의 증인'이 되는 것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계획은 완전하시며, 주님의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으십니다. 저와 여러분 각자의 사도행전이 끝날때까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담대하게 거침없이' 달려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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