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일상의 풍경

"Implant" : (남의 마음에 생각, 태도 등을) 심다[뿌리 내리게 하다].

Pilgrim0913 2021. 5. 7. 04:02

5월에 치아 임플란트를 시작했다. 10년전 치아를 총체적으로 치료하면서, 조금 흔들렸던 이 하나를 빼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조심해서 썼는데 2년전 딱딱한 것을 씹는 중에 다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20대 후반부터 잇몸병으로 고생했다. 그런데도 젊을 때는 심각한 줄 몰라서 치료에 집중하지 못했다. 40대 중반쯤 되어 필리핀에서 치과에 많이 갔던 생각이 난다. 필리핀에는 비교적 치과가 발달되어 있는 편이어서 여러가지 치료를 받았고 교정기도 했다. 그러나 고된 인생의 여정때문이었을까? 50대 초반에는 결국 12개의 치아를 잃었고 그 중 앞니 두개는 새로 하고, 위 아래 어금니 쪽 10개의 치아는 없는 채로 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먹고 씹는 것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기적일 뿐이다.

그때 아주 조금 흔들리던 앞니 하나는 잇몸이 잘 치료된 터라 뽑지 않기로 했다. 이미 너무 많은 이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또 가능하면 자기 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심해야 하고, 언젠가는 뽑아내고 새로 심어야 하는 이였다. 돌아보니 내 치아의 역사가 또한 나의 신앙의 여정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문제들이 늘 있었고, 하나님께서는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고치셨던 것 같다. 10년전 더 많은 이를 잃지 않고 치료되었던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하나 남았던 흔들리던 이는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완전히 뿌리뽑으실 문제와 같던것일지도 모른다. 임플란트 수술을 시작하기 전 잠시 기도할 때 마음에 떠오른 생각들이다.

어제 그 하나 남은 흔들리던 이를 뿌리채 뽑았다. 그리고 새 이를 세울 기둥을 뼈에 심었다. 임플란트(Implant)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은 '(남의 마음에 생각, 태도 등을) 심다[뿌리 내리게 하다]'이다. 하나님께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에서 돌아올 것을 약속하시며 '새 언약'(렘 31:31)을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31:33). 오랜 시간을 통해 자기 백성을 고치시고 다시 심으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가 나의 삶에도 있었다는 것을 감사드린다. 앞으로 4개월 동안 앞니 하나 없는 채로 생활하게 된다. 9월에는 심겨진 뿌리에 새 이가 세워질 것이다. 나의 남은 인생도 하나님께서 다시 심고 세우셔서 결코 다시 흔들리지 않고 뽑히지 않는 믿음의 여정이 되리라는 믿음과 기대를 갖는다. 나의 주님이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령께서 행하시는 일들에 늘 감사하면서.

"깨어서 그들을 뿌리 뽑으며 무너뜨리며 전복하며 멸망시키며 괴롭게 하던 것과 같이 내가 깨어서 그들을 세우며 심으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예레미야 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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