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칼럼/지하 교회의 신앙으로

참된 교회는 "지하 교회"이다.

Pilgrim0913 2022. 4. 6. 04:36

지난 수년간 기독교 박해지수 1위 국가인 북한에 교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북한 정부가 인정하는 교회도 있으나 그것은 선전을 위한 거짓 교회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북한의 교회는 지하교회이다. 이들은 정부의 감시와 탄압 속에 있고, 고난과 죽음을 기꺼이 감수하며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사람들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국제선교단체 오픈도어가 추산한 북한 지하교회 성도의 수는 북한 전체 국민의 1.4% 정도인 40만명 가량이었다. 북한에 처음에 복음이 들어오게 된 것은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아니다. 그 이전에 이미 번역된 성경이 먼저 북한 땅에 들어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됨으로서 교회 공동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신앙의 전통은 지금까지도 북한 지하교회의 신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즉 교회를 완전히 말살해버리고자 하는 정부의 극심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지하교회가 소멸되지 않고 도리어 성장해 온 이유는 교회의 제도나 조직, 사회 봉사와 프로그램과 같은 요인들이 아닌, 오직 성경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을 행하는 성도들, 즉 복음을 믿고 복음의 신실한 증인으로 사는 성도들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오면서 제도나 조직, 건물 중심의 기독교는 모두 소멸되어 버렸지만 말씀 중심의 기독교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지하교회 공동체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결국 환란이나 핍박에 의하여 보이는 교회는 사라지거나 겉모양만 남았을 뿐이지만, 참된 교회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재 한국에서 사람들이 교회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모두 제도적 교회를 말한다. 즉 정해진 제도가 권위의 기반이 되어 교회가 성립되고 지도자가 세워진 형태이다. 만약 언젠가 한국 사회에도 기독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일어나서 신학교도 교단도 건물로 조직도 프로그램도 기독교 사회 단체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한국 교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본다. 바로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과 동일한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박해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성경의 말씀을 신뢰하고  복음을 믿으며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는 종종 북한의 핍박받는 성도들을 도와야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실제로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을 만난 분들이 전하는 바로는 도리어 그들이 한국 교회를 위해 애통해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북한교회의 신앙은 한국교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염려할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를 순결하게 지키시는 방법은 교회가 기득권을 갖는 종교가 되도록 하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지하교회"가 되게 하시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북한과 같은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없다 해도, 한국 교회는 북한의 지하교회를 통하여 교회의 순결에 대하여 생각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께서는 한국 교회에도 허락하신 박해를 통해서 지하교회를 세우실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모든 자유세계의 교회들이 현재 이러한 박해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렇다면 진리에서 벗어나 박해와 타협하고 제도적 종교 형태를 유지하려는 거짓 교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박해를 통해 사라지게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이러한 거짓 교회들이 스스로 참된 교회임을 주장할 것이다. 거짓 기독교는 세상과 탸협하므로 그 규모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세계 종교 통합을 주도하는 세력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러한 상황은 성경이 말하는 '적그리스도'라는 용어에 적합하다. 지하교회와는 달리 이러한 거짓 교회들의 특징은 이 세상에서 기득권을 위해 투쟁하며 정치적 권력으로 이용되고, 세상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연합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을 세우실 때에 중요한 기준으로 하신 말씀이 '사람은 외모를 취하나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는 것이었다(삼상 16:7). 그러나 거짓 교회들은 외모를 취할 것이고 사람의 영광을 구할 것이다. 세상의 인정과 환영을 받는 교회가 되기를 애쓸 것이고, 세상과 경쟁하여 사람들을 끌어올 온갖 인간적인 방법과 전략에 몰두할 것이다. 세상이 인정하는 엘리트들을 지도자로 세우는 일에 열을 올릴 것이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으로 사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으로서 결국 이러한 거짓 교회들은 자신들의 신앙적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들을 핍박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마치 유대교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을 핍박하고 공격했던 같은 것으로서, 우리는 이미 이러한 거짓 교회들이 마치 기독교 신앙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오늘날 거짓 교회는 공산혁명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 혁명을 주도했던 자들의 주적은 언제나 교회였다. 공산주의자들이 교회를 없애려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영적인 것이다. 즉 공산주 사상은 처음부터 기독교 신앙에 대한 적대심을 갖고 시작되었다. 그러한 공산주의자들이 교회를 파괴하려는 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를 하나의 종교로 전락시키는 것이었다. 특히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종교로서의 기독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기독교의 참 신앙은 터전을 상실하고 힘을 잃게 되어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어김없이 정부의 권력에 동조하는 거짓 교회가 탄생하게 되었고, 거짓 교회들은 정부가 신실한 교회를 박해하는 일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선봉이 되었다. 지금 서구 사회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복되고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는 결코 사라지거나 축소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 도리어 더욱 순결해지고 성장한다. 종교 권력으로서의 거짓 교회와 지도자들이 마치 자신들이 진정한 교회인 양 사람들을 미혹하는 시대에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속하여 있는지 분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