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칼럼/지하 교회의 신앙으로

기독교인의 자유

Pilgrim0913 2022. 4. 13. 04:32

오늘날 자유 세계에서 종교의 자유는 예배의 자유로 축소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의 기독교가 그렇다. 원래 종교의 자유란 그 종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자신의 신앙을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 캐나다 기독교의 현실은 교회 건물 안에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지만, 밖에서는 그 말대로 모두 행동해서는 안 되는 법 아래 있다. 이것은 종교의 자유를 심히 침해한 것이지만 이미 캐나다 사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익숙해진 듯하다. 진리일지라도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 되는 것들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교회들은 이에 따라야 한다. 물론 이것은 이웃사랑이나 공정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있어서 사람들에게 자유를 빼앗겼다는 생각을 주기보다는 함께 살기 위해 선을 행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한 중에 교회는 결국 진리에 대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 그래도 교회 안에서는 진리를 말할 수 있으니 교회를 지킬 수 있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가 세상에 대하여 진리를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면 그 결과 거꾸로 교회에 진리가 아닌 것이 들어오게 되어 교회 안에서 조차도 진리를 자유롭게 말하거나 따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사실이다. 즉 오히려 교회가 세속화되는 일이 일어난다. 역사적으로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타협의 과정을 겪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아예 수도원 같은 곳에 들어가 세상과 차단되어 믿음을 지키겠다고 하든지, 아니면 세상의 가치를 받아들여 세상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자 하는 양상을 보여왔던 것이다. 여기에 현재 펜데믹을 거치고 난 자유세계의 기독교는 그 제도적 틀 자체가 심히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 제도적 교회가 오랜 시간 진리보다는 세속적인 가치에 마음을 두었던 터라 팬데믹이라고 하는 천재지변 앞에서 그 신앙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은 형국이다.

 

기독교인의 신앙은 기독교인의 자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기독교인의 자유는 기독교인이 믿는 진리에 근거한 것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이 유명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교회가 진리 안에서 행하지 않을 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요 8:31). 이 말씀과 같이 교회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 분의 말씀 안에서 사는 것이다. 성경은 이를 "진리 가운데, 또는 빛 가운데 걸어간다"라고 표현한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인의 자유이다. 이 자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 수 있는 자유, 곧 하나님께 복종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사람들이 자유에 대해 오해하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라고 여기는 점이다. 창조된 인간이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은 실제로 복이 아닌 저주이다. 바꾸어 말해서, 인간이 하나님이 말씀대로 살지 않는 것은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빼앗긴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성경은 이러한 인간의 상태를 '죄의 종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란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자유, 즉 하나님의 뜻에 복종할 수 있는 자유인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거역한 죄로 타락한 인간은 더 이상 자발적으로 하나님을 알 수도 없고,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없는, 곧 자유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 3:10)는 모든 인간이 자유가 없는 상태임을 알게 된다. 인간이 자기 마음대로 살면 살수록 그것은 더욱 더 죄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각자의 소견대로 그냥 내버려 두실 때 바로 그러한 상태가 된다. 인간이 자유롭게 되는 것은 오직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 뿐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더 알게 되면 될수록 주님을 따르는 일에 더욱더 자유롭게 된다.

 

앞으로도 자유 세계에서 종교의 자유는 변질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모든 종교를 수용하는 듯하나 실상은 모든 종교를 정부의 통제 아래 두려 할 것이고, 사회적 유익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유를 빼앗으려 할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기관들은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단체를 유지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진리를 수호하고 전해야 하는 기독교라면 억압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들도 '어떻게 교회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겠지만, 그 길을 진리를 따르는데서 찾기보다는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미혹에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내 말에 거하면 참 제자가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참 제자들은 타협하는 교회들에서 벗어날 것이고 서로 연합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자유세계에서 보게 될 지하교회 성도들이다. 이들은 정부에 대항하거나 기득권을 위해 투쟁하지 않으며, 또 존속을 위해 타협할 필요도 없는 공동체이다. 건물이나 제도를 중심으로 모이거나 형성되지도 않고, 따라서 허가나 인증을 받아야 하는 기관이나 단체도 아니다. 이들은 언제나 자유롭게 하나님을 예배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데 있어서 자유롭게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독교인의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환경이나 상황, 재난이나 핍박에 관계없이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성도들인 것이다.